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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픽킹 아르바이트 후기

라이포 2022. 7. 19. 23:20

최근에 돈이 필요해서 픽킹 알바를 해봤는데 여기에 공유해 볼까 한다. 먼저 픽킹 알바는 상하차와는 다르게 물건 박스를 트럭에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담당 파트에서 물건을 트레이로 트럭까지 옮기는 일을 한다. 상하차보다는 확실히 덜 힘든데 그렇다고 쉽다는 얘기가 아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봤는데 허리가 엄청 아프다. 평소에 운동을 하거나 노가다로 단련된 분이면 모르겠지만 사무직이나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는 직업군이었다면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처음 신청하고 통근버스를 이용 할 것인지 묻는데 나는 스쿠터가 있음에도 그냥 통근 버스를 이용했다. 왔다 갔다 대신 기사님이 운전해주고 돈도 안 들어서 버스를 타고 갔다.( 요새 기름값도 비싸지 않은가?) 도시에서 30분 달려서 살짝 시골길로 들어갔는데 공장이 많이 밀집된 곳이었다.

소장실로 가서 처음 왔다고 말하고 근무 시작은 10시부터니 주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배정받은 곳은 음료 파트였는데 박카스, 활명수, 비타민C, 오로라 민 C 등이 있었고 무게는 조금 무거운 편이었지만 처음에는 생각보다 쉽다고 생각했다. 내 사수가 목장갑을 줬는데 1시간 지나니까 땀으로 범벅이 돼서 손바닥에 목장갑 실타래기가 덕지덕지 붙어 영화 베놈마냥 내 손과 하나가 되려고 했다.

점심시간은 2시부터 고 그때까지 50개 정도 트레이를 둘이서 옮겼다. 처음엔 개수를 잘 못 넣거나 종류를 다르게 넣는 등 실수를 많이 했는데 사수가 천사라 엄청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군대에서도 사수 잘 만났는데 사수복이 있는 듯하다.) 2시간 정도 하면 익숙해져서 실수는 하지 않고 그때부터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체감상 점심시간까지는 빨리 흘렀다. 허리는 아팠지만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점심으로는 그냥 적당히 나왔는데 가자미, 열무김치, 시레기국, 동그랑떙 등등 시장이 반찬인지라 엄청 맛있게 먹었다. 5분 만에 밥을 다 먹고 쉬려고 하니 막상 쉴 데가 없다.

직원들이 쉬려면 밖으로 가서 흡연구역이나 옆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인데 여름에 컨테이너 박스에 들어가면 3분도 안돼서 버터오징어 구이처럼 녹아내릴 것이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내 담당 구역으로 돌아와서 적당히 박스피고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허리가 아파서 눕고 싶었지만 한창 눈치 보는 나이인지라 옆에 어르신들처럼 눕지 점심시간 동안 눕거나 하지 못했다. 3시에 다시 근무가 시작되고 5시까지 40개 정도 트레이를 옮겼다. 보통 담당구역마다 약 80개 정도 할당량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빨리 트레이를 채워도 트럭이 오지 않으면 옮길 수 없으니 그 시간에 미리 트레이를 만들어 놓으면 트럭이 올 때까지 쉴 수 있다. (근데 허리 아플 때 눕지 못하면 쉬는 게 쉬는 게 아니다.) 다시 5시 까지 달리고 5시 50분까지 쉬는 시간 이때는 신발 벗고 기대서 어느 정도 휴식을 취했다. 생각보다 우리 작업 속도가 빨라서 5시쯤에 이미 트레이를 다 만들어 놓았고 트럭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6시부터는 7시 퇴근 전까지 주변 청소를 한다. 박스 주워서 한 곳에 모으고 트레이를 ㄱ자로 접어 정리한다. 우리 구역은 끝났지만 다른 곳이 마감이 덜 돼서 30분 지연돼 7시 반쯤에 퇴근했다. 

음... 내가 오늘 일하면서 느낀게 있는데 급전 필요한 거 아니면 딱히 추천하지 않는다. 비슷하게 음식점에서 주방보조나 서빙 시급이랑 비슷한데 업무 강도는 훨씬 세니 조금 비합리적이라 생각이 든다. 만약 당신이 여성이라면 추천해 볼 수도 있겠지만 남자라면 특히 평소에 운동하지 않는 평범하게 치킨을 좋아하는 남자라면 절대 비추다. 

여자와 달리 남자는 무거운 물품으로 배정을 받는다. 아무래도 남자가 여자보다 힘이 좋은건 사실이니까. 여자들을 생수나 캔음료 쪽으로 배정시키면 아마 죽지 않을까? 여성들은 보통 라면이나 휴지 담배 같은 것을 담당하고 대신 남자들은 무거운 생수, 캔맥주, 유리 음료 등을 담당한다. 

이 직종은 언제든지 구인을 하는 상황이다 상하차와 마찬가지로 늘 인원이 부족한 곳인데 상하차 보다는 쉽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다른 공장이나 음식점에서 알바를 추천한다. 시급은 비슷한데 업무강도는 낮으니까 이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오늘 힘들게 픽킹 알바를 해봤는데 이 글을 읽은, 픽킹 알바를 해볼까 하고 생각 중인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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