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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달알바를 그만둔 이유 본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데 이 글 쓰기 바로 전날에 혼자 넘어져서 배달 아르바이트에 대해서 말해 볼까 한다. 배달 알바를 하면서 항상 급하고 빠르게 움직이는데 시간이 곧 돈이라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자주 신호위반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통사고나 혼자 넘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만큼 도로 위에서 위험한 일이다.
배달기사들은 그만큼 돈을 많이 벌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서울 같은 수도권 지역에선 배달비가 비싸서 할만할지 모르지만 지방이나 콜 수가 별로 없는 지역은 위험만큼 돈을 많이 가져가지 못한다. 나는 배달일을 하기 전에 사고는 내가 잘하면 안 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일을 했다. 운이 좋게도 사고 난 적은 없고 최근에야 혼자서 넘어져 정신이 번쩍 드는 경험을 했다. 유턴하려고 차선을 따라가다가 아직 핸들을 돌리지도 않았는데 혼자 넘어졌다. 왼쪽 사이드 미러가 박살이 났고 핸드폰 충전기도 분리되어 대롱대롱 매달렸다. 처음 넘어져서 당황한 것도 있지만 내가 왜 넘어졌는지 이유를 모르니 알 수 없는 것으로부터 불안감이 생겼다. 자연재해 같이 사고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는 것은 내 통제밖에 있는 것을 깨달았고 항상 위험을 감수하면서 이 정도 돈을 버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배달 알바를 하다보면 항상 빠르게 다녀야 하는데 콜수가 밀리고 본인이 하는 만큼 벌어가는 할당제 구조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속도를 올리게 된다. 주행하면서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하지만 가는 길에 엮어갈 수 있는 콜이 있나 없나 휴대폰을 수시로 확인한다. 도로 위에 작은 돌만 밟아도 그냥 넘어질 수 있는 것이다. 주변에 차가 없거나 사람이 없으면 정말 다행이지만 넘어지는 순간에 2차 사고로 이어지면 목숨을 잃거나 지금까지 앞에서 번 돈을 뒤에서 다 털릴 수도 있다. 30대나 40대 대부분은 보험을 들고 타시지만 20대는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가정용 보험만 들거나 무보험으로 타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 보험도 없이 사고를 내거나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치면 중과실로 넘어가 형사처벌이므로 돈 몇 푼 벌려다가 인생이 쫑나는 것이다.
배달 알바에는 일반대행과 플랫폼 대행으로 나뉘어 있는데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 쿠팡이 플랫폼 단건 배달만 가능하다 반면에 일반 대행은 생각대로나 부릉 같이 여러 개를 묶어갈 수 있는 구조이다. 나는 처음에 플랫폼 배달을 하다가 지방이다 보니 콜이 없는 시간에 도로 위에 멍하니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집 근처에 일반 대행으로 들어갔다. 분위기는 특별히 나쁜 게 없었고 일반 대행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교육을 받았다. 주변에 계신 형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알게 된 건데 보통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자잘한 사고가 난다는 것이었다. 내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대행하는 형들 보면 밤낮으로 배달을 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이 없으니 안색이 매우 안 좋고 다크서클이 엄청 심하다.
나는 넘어진 바로 다음날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만약 본인이 이 업종을 계속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tcs 기능이 달린 오토바이를 구하던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콜을 잡아야 한다. 한 번에 콜을 꽉꽉 채워서 3~4개씩 하면 위험이 높아지니 약간의 여유를 줘서 2~3개 정도 하면 신호위반도 덜 하고 마음에 어느 정도 여유를 줄 수 있다. 나도 넘어지기 전까지는 사고는 안 난다는 마인드로 다녔지만 혼자 넘어지고 나서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부디 배달 아르바이트하면서 목숨 걸지 말고 안전하게 타기를 바란다.